푸른 소금 축제의 전설
악마 전쟁의 발발과 함께 이즈나의 군대는 워본을 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두 왕관의 국왕 티베리온 3세가 죽고(또는 사라지고) 군대가 제대로 된 농성도 하지 못한 채 패전하자
이즈나의 많은 주민들이 마리아노플과 황금평원, 긴 모래톱 등의 지역으로 피난을 떠났다.
이즈나 대학살이 발생하면서 극도의 혼란 속에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은 채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어린 누이안인 람파스(헬라어로 '등불'을 의미) 또한 부모를 잃은 채 사람들에 떠밀려 긴 모래톱의 피난촌에 정착하게 됐다.
람파스는 긴 모래톱의 젖은 모래톱에 있는 백사장에서 모래성을 계속 쌓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홀로 남겨진 어린 아이가 괴로움 때문에 모래성을 쌓는 다고 생각했지만, 파도가 밀려와 공들여 쌓은 모래성이 흩어져도
람파스는 계속해서 모래성을 쌓았다.
궁금증을 느낀 사람들은 왜 그렇게 모래성을 열심히 쌓느냐고 묻자 람파스는,
자신이 모래성 쌓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부모가 알고 있으니 이곳에 계속 모래성을 쌓으면
부모가 자신이 살아 있는 걸 알고 찾게 될 거라며 계속해서 모래성을 쌓았다.
가족을 잃고 뿔뿔이 흩어진 채 아무런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사람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 람파스의 말에 감동하며,
아이가 부모를 찾길 바라는 마음에 함께 모래성을 쌓기 시작했다.
희망을 잃은 사람들 사이에서 희망을 가슴에 품은 사람들이 눈을 빛내며 모래성을 쌓기 시작하자,
피난촌에서는 희망을 갈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모래성을 쌓는 일이 들불처럼 번져갔다.
그렇게 수백 개의 모래성이 해변에 늘어섰을 때, 기적처럼 람파스의 부모가 나타나 아이를 찾게 된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 마리아노플과 황금평원을 헤매고 있던 람파스의 부모는
젖은 모래톱에 모래성을 쌓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왔던 것인데 아이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람파스의 부모 상봉을 목격한 사람들은 그 뒤로도 계속해서 모래성을 쌓았다.
피난촌 사람들에게 모래성은 희망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이즈나 왕가의 손녀 테오도라 1세가 안델프와 동맹을 맺게 되면서 드워프 군대가 악마 전쟁에
참전하게 되었다는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게 된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모래성 쌓기에 동참했을 때, 이즈나 대학살을 일으켰던 워본의 군대가 이즈나에서 물러났다는 승전보가
사람들에게 들려오게 된다.
악마 전쟁 이후, 사람들은 이즈나 대학살과 같은 끔찍한 사건이 더는 벌어지지 않고 오랜 평화가 인류에 깃들길 희망하며,
매년 8월 한달 동안 긴 모래톱에서 모래성을 쌓는 평화의 축제를 벌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