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ibo53
@아스트라
51레벨
파괴의 현
하리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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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ang @델피나드 50레벨 파괴의 현 하리하란52p.2013-05-24 21:13 로카의 장기말들
저택 안은 어두웠다. 바닥에 놓인 촛대만이 은은하게 빛났다. 촛대는 드문드문 이어져 있었다. 벨라지오 부인은 촛대의 불빛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촛대의 끝에 이르렀을 때, 이 저택에 아무도 없으며 자신이 너무 깊게 들어와 있음을 깨달았다. 다시 나가려 할 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빛이 비추었다.
53p.
"호라 신의 축일이라 하인을 모두 내보냈소."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벨라지오는 놀라서 입술을 깨물었다. 방금 씻은 듯 허리에 수건만 걸친 그가, 불빛 켜진 욕실 앞에서 벨라지오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머리에서 흐른 물 한 방울이, 잔 근육이 새겨진 등 줄기를 타고 내려갔다. -
Hyang @델피나드 50레벨 파괴의 현 하리하란31p.2013-05-24 21:12 로카의 장기말들
벨라지오 부인은 한 뼘 정도 키가 큰 그를 잠시 빤히 올려보았다.
"왜 그렇게 쳐다보지?"
화려한 무대의 조명 아래서는 부드러운 마리아노플 풍으로 말하는 그였다.
하지만 지금은 가랑돌 평원 출신 특유의 사납고 딱딱한 말투로 바뀌어 있었다.
기만당했다. 농락당한 기분이다. 스스로 이유가 무엇이든 그가 원망스럽고 너무도 얄미웠다. 무조건적으로.
32p.
저주스러웠다.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지금의 상황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제는 눈을 피하는군. 차라리 계속 쳐다봐. 그 맑은 청록색 눈동자는 그렇게 보기 싫지 않으니."
벨라지오 부인은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조심스럽게 그에게 장미를 내밀었다.
그가 손목을 낚아챌 때 볼품없게도 한 송이가 꺾였다.
처량하게 매달려 있는 모습이 마치 자신 같다고 생각했다.